제2회 [대상] 그날 연꽃이 보았지 - 이생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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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10-10 17:36 조회149회 댓글0건본문
그날 연꽃이 보았지
- 이생문 -
동안거 입재 준비에 한창이던 연못에 불던 피바람
고요한 새벽 핏자국 선명한 군홧발소리 들었지
바람에 맞서다
마른 잎 비틀리고 꽃대 꺾이며
한 톨 핏기마저 바람에 빼앗기던
소리 없는 울분 연못에 출렁였지
숨죽이며 들었지
어쩔 수 없어 몸부림치던 소리 없는 울부짖음
무자비로 짓밟는 서슬 퍼런 군홧발소리
도량을 활보하던 점령군의 불발된 폭죽소리
바람도 봄 오면 따뜻해질 거라고 미소 짓던
마른 꽃의 얼굴
맑은 눈으로 똑똑히 보았지
칠흑 같은 번뇌의 수렁 건너며
큰 가슴으로 거룩한 생명 감싸 안은
핏발 선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총칼 보다 단단한 거룩한 씨앗은 기억했지
그대 여기 짓밟고 걸어온 길
참회의 길이 되길 간절히 빌며 해마다 꽃 피웠지
그대 끌어안으며 날마다 합장하는
인토忍土에서 보내는 마지막 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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