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최우수] 법음(法音)의 꽃 - 유송원 > 시

제2회 10·27법난 문예공모전

2018.06.15(금) - 2018.09.07(금)

제2회 [최우수] 법음(法音)의 꽃 - 유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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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10-10 17:40 조회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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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음(法音)의 꽃

 

                                                  - 유송원 -

  

신군부 군홧발에 옆구리가 채였을 때 억, 하고 허리가 구부러졌다

초저녁의 어둠이 각혈을 하듯 눈밭에 어혈(瘀血)처럼 나뒹굴었다

권총 손잡이로 뺨을 맞으며 스님은 법당이 아닌 대공분실로 끌려갔다

검은 표지의 신문조서로 책상을 두드리며 저들은 거짓을 종용했다

무소유의 무구한 수행자에게 탐욕의 권승(權僧)을 자복하라 윽박질렀다

목에 핏대가 불거진 고문의 목소리가 도사견처럼 수행자를 물어뜯었다

간악한 목소리로 회유하는 그 악마의 음성에서 미소가 번들거렸다

핍박과 어거지와 이간질과 악다구니가 한통속으로 비구(比丘)의 사지에 주리를 틀었다

신음조차 가늘어지는 초주검에 몰아넣으며 허튼소리의 실토를 사주했네

 

세속보다 더 세속의 악행을 활개 치는 그 속에서도

암자 한귀퉁이 연못에는 홍련과 백련이 가혹하게 피고

스님들이 잡혀간 뒤끝의 이상한 적막을 갈음하듯

종무소의 진돗개는 범종각의 당목을 당겨 범종을 대신 쳤다

뱃구레가 빈 목어(木魚) 뱃속에 잘못 든 참새는 우왕좌왕 목어 속을 두드리고

절간 음식께나 도둑질한 족제비는 법고(法鼓)에 몸을 던져 북소리를 얻어낼 때

소나기 천둥이 칠 때 구름무늬 일렁이는 운판(雲版)은 제물에 맑게 울었다

붙잡혀간 스님이면 불심도 붙잡혀간 것이라고

그 시절 스님들의 고심참담을 그 후유증을 심중 심경(心經)에 새기고, 스님들이 돌아오셨다

고문과 치도곤 당한 심신으로 돌아온 스님들 반 부처로 돌아오셨다

 

아픈 몸 처절한 고통의 마음이 곧 야단법석(野壇法席)이라 견뎌는 시절,

그리고 절간 연못에서 딴 연잎으로 연밥을 만들어

고문에 쇠약해진 스님의 약밥을 올리면

어눌해진 말보다 먼저 스님 입가에 번지는 미소는

천 근 만 근의 원통하고 비통한 아수라들의 악행 악식을 잠시 물렸다

약밥으로 물리쳐질 고통이라면 삼시 세끼 약밥을 올리리라

약밥에 밤 대추 잣 꿀 은행 말고도 더 넣고 싶은 게 있다

부처님 꺼지지 않는 온화한 미소의 법음(法音)이 푹 배인 약밥이면

한귀퉁이만 베어 먹어도 뒤틀리고 남루가 된 영육의 치도곤이 풀리고

시대의 야차(夜叉)들과 정권의 하수인들의 무지몽매를 위해

연꽃처럼 합장하고 그들의 카르마가 반복되지 않게 하소서

여래(如來)의 약밥 한 말씀 드신 스님은 고통을 가한 자들을 위해 기도하신다

백팔 배 오백 배 천배라도 몸에 혼곤한 땀에 천근처럼 절어도

지옥의 굴레를 짓는 현세의 악업들 모든 고리가 풀려나가라고

보라, 저 오욕의 진흙탕 세월에서 걸어나온 연꽃에서 법음(法音)이 환하게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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