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장려] <10.27법난>의 진실과 참회 / 대한민국 민족불교의 정통성 회복에 대하여- 이정민 > 산문

제2회 10·27법난 문예공모전

2018.06.15(금) - 2018.09.07(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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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장려] <10.27법난>의 진실과 참회 / 대한민국 민족불교의 정통성 회복에 대하여-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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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10-10 18:04 조회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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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법난>의 진실과 참회

-대한민국 민족불교의 정통성 회복에 대하여-

이정민

 

“당시 전두환 군부쿠데타 정권이 총과 칼로 협박해 사찰에서 수행중인 스님들을 무차별 연행했습니다. 이들은 종교가 지닌 중용과 화해, 용서와 자비의 덕을 모두 짓밟고 스님들의 승려 복을 죄수복으로 둔갑시켰어요. <10.27법난>의 불교 피해는 이루 말할 것도 없으며 과거의 오욕된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이 바로 한국 불교의 정통성과 명예를 회복하는 마지막 길임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때는 2014년 11월 중순, 초겨울 추위가 세상을 덮을 무렵이었다. 인천에서 최초로 <10.27법난> 강연회가 열린다고 해서 부랴부랴 인근 호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당시 인천불교신문 취재기자 신분으로, 조금 늦게 도착한 나는 들어서자마자 쩌렁쩌렁 울리는 노스님의 강연에 그저 먹먹한 심경으로 당시대의 암울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강연회가 열렸던 그날, 오대산 월정사 부주지 원행 큰스님(현 중앙종회의장)은 한국 불교의 최대 비극이었던 <10.27법난> 당시 피해상황을 강연하고 있었다. 스님은 내내 잘못된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이 곧 한국 불교의 명예회복의 길이라고 화두를 던졌다. 1700년 한국불교사의 최고 치욕사건이자, 최대 수난사건으로 일컬어지는 이른바 <10·27법난>의 진상과 배후에 대해 피를 토하는 심경으로 울부짖고 있었다.

 

"군용 점퍼 차림의 군인들이 갑자기 사찰에 들이닥칩니다. 권총을 머리에 겨누고 '가보면 안다'고 무작정 끌고 갔어요. 당시 함석헌, 장준하 선생의 주옥같은 어록을 메모한 걸 보고 이게 간첩의 암호라고 자술서를 강요하더군요. 하다하다 안 되니까 각목으로 두들겨 패고 고춧가루 물을 들이 붓고 잠도 재우지 않는 등 혹독한 고문이 이어졌어요. 결국 그들은 스님들의 승려복을 죄수복으로 갈아입히거나 삼청교육대로 끌고 가 모진 고문과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하지 못할 학대와 능욕을 이어 갔습니다"

 

스님의 사자후 한 마디 한 마디에 300석 규모의 꽉 찬 강연장은 불자들의 분노와 흐느낌으로 가득했다. 인천지역 범 종단 연합회 소속 스님들을 제외한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사찰 주지 스님들만 참석했음에도 강연회의 열기는 뜨거웠다. 그야말로 숱한 곡해와 편견 속에 숨죽여야 했던 지난한 한국 불교의 고통의 세월들의 참상을 밝히는 뜨거운 자리였다.

 

당시 사부대중들의 진실규명을 향한 뜨거운 열기를 반영하듯 강연자로 나선 대한불교조계종 4교구 본사 오대산 월정사 부주지 원행 큰스님의 입술은 심하게 떨렸다. 스님은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이 사회정화 차원에서 저지른 1980년 <10.27법난> 당시 직접 피해를 입은 당사자였다. 속세 나이로 스님은 원로 고문의 입지에다, 다리를 다쳐 절룩거리는 아픔이 있었다. 그럼에도 노스님은 강연을 통해 그날의 피눈물 나는 참상을 또렷이 토해냈다. 마치 그날의 원한과 아픔이 다시 한 조각 한 조각 되새겨지는 것처럼 말이다.

 

###. 참으로 참담하였다. 이미 많은 스님들이 도착해 있었다. 옷을 늦게 갈아입는 스님에게 군인들은 발길질과 쇠몽둥이질을 서슴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퍽퍽 내려치는 소리와 고통의 비명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어떤 스님은 벌써 얼굴에 피멍이 들었고 어떤 스님은 고통스럽게 가슴을 부여잡고 울부짖었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발길질과 쇠몽둥이로 닥치는 대로 내려치니 시멘트 바닥에 피와 울부짖음이 낭자했다. 그들은 나를 의자에 거꾸로 세워 콧구멍에 수건을 씌우고 고춧가루를 퍼 넣고 거기다 양동이의 물을 들어 부었다. 이름 하여 고춧가루 물고문. 다짜고짜 고문을 강행하면서 나에게 몇 차례나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 계속 잠을 재우지 않고 눈에 서치라이트를 비추면서 고문을 가하면 정신이 몽롱해져 사뭇 헛소리를 했다. 혼몽 중에 나는 최면에 걸린 듯 까마득하게 잊었던 어린 시절의 어느 날로 돌아가 있기도 하고,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생하게 앞에 다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다가 기절하여 시멘트 바닥에 쓰러져 버리면, 양동이 물을 냅다 끼얹는 바람에 정신이 들곤 했다. 정신이 드는가 싶으면 다시 일으켜 책상 앞에 앉히고 내게 볼펜과 메모지를 밀쳐놓으면서 다그쳤다.........................

 

원행 스님은 당시를 회상하며 만일 이런 엄청난 사건이 이웃 종교에 발생했다면 결코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며 지금이라도 불교계가 단결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정당한 보상, 불교의 명예회복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27법난, 한국불교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사건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10.27법난>은 제5공화국 출범을 앞두고 신군부가 일으킨 불교탄압 사건이다. 당시 피해를 입은 원로 스님들은 법난을 일컬어 '1700년 불교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사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당시 전두환 신군부는 군인과 경찰 3만 2000명을 동원해 전국 사찰 5317곳을 압수수색했다. 그리고 2000여명이 넘는 스님과 신도를 무차별 연행, 감금했다. 하지만 정부는 언론 조작을 통해 한국불교가 사회악인 양 매도했다. 이로 인해 많은 불자들이 개종하는 등 한국불교는 큰 피해를 입었다.

 

#### 1980년 10월 27일 새벽, 신군부가 조종하는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산하 합동수사단의 주도로 '사회정화'를 앞세워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인 월주스님을 비롯한 관련 인사 153명을 강제 연행했다. 또한 전국 각지의 사찰 및 암자에 경찰 및 군부대를 동원해 수색에 나서 승려 및 관련 인사 1776명을 추가로 연행했다. 당시 연행자들에게는 각종 폭행 및 고문이 가해졌으며, 삼보 스님 등 일부는 삼청교육대로 가거나 교도소에 수감된 채 순화교육을 받기도 했고 흥국선원으로 끌려가기도 했다. 고문과 고생의 후유증으로 몇몇 스님들은 풀려난 후 돌아가신 분들이 있었고 지금 생존해 계시는 스님들은 파킨슨병과 후유증으로 괴로운 날들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총리의 사과, 법률 제정이 됐지만...

 

당시 원행 스님의 강연회에 따르면 <10.27법난> 명예회복과 관련해 조계종은 1986년 9월 해인사에서 최초로 전국승려대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1988년 11월 16일 당시 피해자였던 원로 스님 중심으로 '10.27법난 진상규명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이후 당시 강영훈 전 국무총리의 사과문 발표 후 2008년 2월 국회에서 '10.27법난 피해자의 명예회복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또한 국무총리 산하 기구로 '10.27법난 피해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가 설치됐다. 최근 <10.27법난> 역사교육관 건립 예산을 국비에 반영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당시 강연회 이후 2015년 6월까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법난 피해자 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10.27법난>의 숨겨진 진실과 책임은 여전히 전두환의 시커먼 입속에 침묵과 거짓으로 닫혀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원행 스님은 "현재 법률이 제정되었음에도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일부 보수 신문은 기념관 예산을 두고 종교편향 예산이라며 왜곡하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리고 스님은 "당시 이 사건을 주도한 불교계 내부의 적까지도 샅샅이 밝혀내 책임자를 퇴출시켜야 한다. 진실규명을 이제라도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이것이 곧 한국불교의 명예회복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강연회는 이명박 정통 보수 정권을 잇는 정권의 최고 정점의 시대인 박근혜 정권에서 진행됐다. 세상이 다 알 듯,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독교 종교편향 정책으로 한국 불교계의 크나큰 상처를 남겼던 장본인이다. 당시 MB정권의 기독교 편향정책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권력의 정점에서 조직적으로 행해졌다. 일례로 경찰청장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복음화 천국, 지방도시 성역화 작업들의 망언과 공무원의 종교행사는 많은 지탄을 받았다. 정교분리라는 헌법 정신을 대놓고 위배할 만큼 숱한 불교 탄압이 고스란히 행해지던 시절이다. 오죽했으면 <범불교도대회>라는 초유의 사태가 불거졌고 한 스님은 자신의 소신공양을 통해 온몸으로 불교탄압에 맞서려했을까.

 

 

## 재공자취리불공즉법난(在公者取利不公則法亂)

재사자이사취리즉사난(在私者以詐取利則事亂)

사난즉인사불평(事亂則人事不平)

법난즉민원불복(法亂則民怨不服)

*공직에 있는 자가 이익을 취함에 공평하지 못하면 법이 어려워지고

*개인들이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이익을 취하면 일이 얽혀 어지러워진다.

*일이 복잡해지면 인사가 불공평해지고

*법이 어려워지면 백성들이 원망하고 복종하지 않는다.

<법랍 66세로 입적한 지관 대종사 스님의 사자후>

 

독재정권 하수인 역할 한 불교계 과거사도 씻어내야

 

당시 대한불교조계종 인천사암연합회 고문인 선일 스님도 <10.27법난> 피해를 회상하며 정권에 하수인 역할을 한 불교의 과거사도 함께 씻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수인 역할만 하다 보니 스님들 스스로 정부에 순종적으로 변했다. 이 탓에 결국 불교계가 신군부 정권의 사회정화 사건에 가장 만만한 대상이 되어 엄청난 탄압의 피해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선일 스님은 당시 법난이 일어났던 시대를 두고 전두환 신군부의 공포정치 시대라 명명했다. 스님은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 월주 스님이 전두환 지지를 반대하고, 광주민주화운동 성금모금을 해서 미운오리새끼가 됐다고 전했다. 결국 이런 시대상황으로 인해 1700년 불교의 유구한 역사가 한 순간에 범죄 집단으로 매도당하는 <10.27법난>이 발생했다고 스님은 피력했다. 스님은 이 때문에 <10.27법난>의 진실 규명이 더더욱 절실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인천사암연합회장인 종호 스님도 10.27법난 사건을 한국불교 위상이 땅바닥에 떨어진 사건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종호 스님은 "법률이 제정되었어도 아무도 법난의 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불거진 기념관 예산 논란도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왜곡된 역사의 아픔을 현재에 되살려 두고두고 기억하게 해야 한다. 지난날의 치욕을 되풀이하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다시 10.27법난을 꺼내게 된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대한민국은 시대정신이 바뀌고 있다. 전 세계인들에게 많은 존경을 받았던 평화적인 촛불 혁명을 통해 문재인 주권정부가 들어섰다. 한반도의 봄, 평화평등의 봄이 시나브로 대한민국 곳곳에 꽃을 피우고 있다. 이는 한국 불교가 그토록 많은 희생을 통해 부르짖었던, 헌번에도 명시됐단 종교평화의 봄이 오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4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최로 열린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원법회’에서 신군부에 의한 불교계 침탈사건인 <10.27법난>에 대해 대통령 최초로 유감을 표명했다.

 

“한국 불교는 군부독재 시절 국가권력에 의해 종교의 성역을 침탈당하는 가슴 아픈 일을 겪었다. 불교계에 여전히 남아있는 깊은 상처에 대해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

 

조계종도 당시 대변인인 금산 스님 명의로 환영 논평을 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한국불교 역사상 가장 불행한 사건인 10.27법난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입장을 밝힌 것을 환영한다. 이를 계기로 10.27법난의 아픈 상처가 치유되고, 불교계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기대한다. 조계종은 10.27법난의 아픈 상처를 딛고 국민의 화합과 국가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유구한 5천년 대한민국 역사를 통틀어 불교는 민족혼의 기치를 불어넣었다. 더불어 외세의 침략에 맞서 독립운동과 민족 자주운동의 근간이 된 종교가 바로 불교였다. 위기 때마다 나라를 살린 불교의 애국애족과 민족정신, 목숨으로 맞바꾼 숱한 의병 스님들의 희생을 돌이켜 볼 때, 이제라도 대한민국 불교의 정통성과 고유의 민족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그리고 불교 경전에 내재된 한민족의 고유한 화쟁의 선을 되살려야 한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의 봄과 맞물린 남북평화통일 진전의 결정적 마중물인 남북 불교 교류의 확대를 위해서라도 한국불교의 정통성과 명예회복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지난 수년 간 진행해 온 민족의 화합과 평화의 통일 불국정토를 실현하기 위하여 <10.27법난>의 진상규명을 통해 한국 불교의 정체성을 되찾고 민족 불교로서의 그 숭고한 가치를 되찾아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역사는 역사를 먹고 산다. 역사를 도외시하는 민족과 국가는 결코 올바르게 나아갈 수 없다”(원행 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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