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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10·27법난 문예공모전

2018.06.15(금) - 2018.09.07(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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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장려] 폭력에서 평화의 바다로 - 이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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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10-19 15:31 조회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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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서 평화의 바다로>

이근우

 

 지난 729일 서울 삼각산 도선사에서 청담문도회 문장 진불장(振佛獎) 혜성(彗惺) 대종사의 연결식 및 다비식이 엄수됐다. 한구불교를 반석에 올려놓은 청담(靑潭) 대종사를 은사로 출가해 60여년을 정진한 혜성 대종사의 다비를 지켜보며 나는 차마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혜성 대종사는 박정희 대통령 서거후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가 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자행한 1027법난(法難)으로 고초를 당했다. 무자비한 고문과 취조의 후유증으로 40년 가까이 병마와 싸워야 했던 스님이 이번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며 참담했다. 불법승 삼보(三寶)에 귀의한 불자이며 동시에 세속으로 동생의 입장이 교차했다. 세상은 무상하니 인연에 연연하지 말라는 부처님 가르침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부당한 공권력 때문에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던 스님을 떠올리니 마음이 착잡하기만 했다.

 

지난 2010113일 서울지방법원 제25민사부는 법난 당시 도선사 주지 혜성 스님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불법적인 공권력 행사에 따른 피해를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 했다. 재판 결과는 혜성 스님의 개인의 명예회복과 배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10.27법난 피해자(종단과 개인)에 대한 정부의 배상 책임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컸다.

 

하지만 검찰의 항소로 이어진 고등법원과 대법원의 재판이 보통 2~3년 걸리는 관례를 무시하고 1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일사천리도 진행됐다. 대법원은 지방법원 판결을 뒤집었다.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워 정부의 배상책임이 없다는 비상식적 판단을 내렸다. 오직 양심과 정의에 따라 판결해야할 사업부가 정부의 눈치를 보고 왜곡된 판결을 했다고 생각한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신군부가 탄생시킨 민주정의당의 후신인 민주자유당, 신한국당을 이은 한나라당을 기감으로 하고 있었다.

 

서울지방법원에서 승소했을 때 혜성 스님은 나 뿐만 아니라 1027법난으로 피해를 고초를 겪은 스님과 불자, 그리고 대한불교조계종과 한국불교가 명예를 회복하고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단초를 놓았다면서 불은(佛恩)과 시은(施恩)을 조금이나마 갚게 되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기뻐했다. 그런데 대법원에서 패소한 후에는 죄 없는 스님과 불자들을 막무가내로 괴롭혔던 정부가 자기들의 잘못을 인정하니 않으니 이를 어찌해야 하느냐면서 스님은 크게 낙심했다. 이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나 또한 억장이 무너지는 듯 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2018417일 한구불교종단협의회 주최로 열린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원법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1027법난에 대한 사실상 사과를 했다는 사실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불교는 군부독재 시절 국가권력에 의해 종교의 성역을 침탈당하고, 신군부가 전국의 사찰을 짓밟고 무고한 스님들을 연행했던 10.27법란이라는 가슴 아픈 일을 겪었다면서 불교계에 여전히 남아 있는 깊은 상처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방송을 통해 병상에서 들은 혜성 스님은 대통령의 진정성이 느껴진다면서 앞으로 다시는 1027법난과 같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문병하기 위해 방문한 나는 곁에서 스님을 말씀을 들으며 같은 마음을 가졌다. 법난 당시 고문 후유증으로 걷지도 말씀도 제대로 못하지만 법난 문제에 대한 입장만은 확고했다.

 

부도덕한 방법으로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가 법적 절차와 근거 없이 무자비하게 자행한 1027법난에 대한 진상 규명과 명예회복, 그리고 그에 따른 배상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혜성 스님은 법난 당시 겪은 고초를 아파 죽겠어요라는 시()를 통해 밝힌바 있다. “여보! 선상님! 아프고 한없이 아파요. 아무리 아프다고 소리질러도 소용이 없다. 나를 마치 돌덩이 쇳덩이로 알고 치고 또 족친다. 이제 아프다 못해 아프다는 말고 끊어졌다.

 

스님이 정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은 개인의 명예회복과 영달 때문이 아니었다. 다른 피해자들은 물론 종단의 명예회복을 이룰 수 있도록 꽉 막힌 담에 조그만 구멍이라도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신에 따른 것이었다.

 

그동안 종단도 1027법난의 진상규명, 명예회복, 피해보상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2008년 출범한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2016년 국무총리 산하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로 변경되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는 1027법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따른 후속 조취를 취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불교계 명예가 온전히 회복되어, 한국 불교가 더욱 화합하고 융성하길 기원한다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밝혔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대통령 말씀에 따라 불교계의 명예가 온전히 회복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관련 업무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가 맡고 있지만, 청와대, 국회, 국방부, 경찰청 등 유관기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위원회가 원활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국회의원과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참여하는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산하의 자문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자문기구는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의 활동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한편 건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둘째, 2020년은 1027법난 발생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고 하는데 40년이면 짧지 않은 세월이다. 2019년에 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부와 종단이 연계하여 법난 4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기념사업을 통해 다시는 불행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고, 나아가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대안을 제시함으로서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201027일 법난40주년 기념행사에는 대통령,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한 각 종단 대표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 위원장과 위원, 그리고 법난 피해자(스님, 재가불자) 등이 참석해 성대하게 치러야 한다. 그리하여 그날 참석자들이 부당한 권력에 의해 자행된 법난의 재발 방지 약속, 법난을 둘러싼 갈등 종식, 사회적 통합 등을 담은 대국민 선언을 공동으로 채택하여 발표하는 것을 제안한다.

 

셋째, 법난 당시 피해를 입은 스님과 불자 그리고 해당 사찰에 대한 종단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국가가 부당한 공권력을 남용해 발생한 사건이 1027법난 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사과, 진생규명, 피해 배상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와 함께 종단 입장에서 피해자와 피해사찰에 대한 명예회족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종단에서 물질적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피해자들이 법난 이후 종단 차원의 징계를 받고 한동안 종단 공지에 나오지 못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물론 법난 발생 5년 후 종단에서 징계를 해제하고 피해자들이 종단 공직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4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상황에서 종단이 피해자와 피해사찰의 명예회복을 공식적으로 선언했으면 한다. 그리하여 종단이 부당한 공권력에 의해 발생한 피해자와 피해사찰의 명예회복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상징성을 보여 줄 수 있다. 그리하여 종단에 대한 신뢰가 더욱 커지길 바란다.

 

넷째, 1027법난은 정부가 공권력을 부당하게 사용하여 종교계(불교계)를 탄압한 대표적인 사건이다.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20조를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다시는 1027법난을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그 같은 불행한 일이 방생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홍보할 필요성이 있다. 정부의 할 일이다. 따라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음을 전제로 국가기간방송인 한국방송공사(KBS)1027법난 발생 시기 즘에 특별방송 편성을 요청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법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교과서에 반영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몇 해 전 한 퇴직경찰이 도선사로 혜성 스님을 찾아왔다. 19801027법난 당시 스님을 연행해 조사한 담당 경찰이었다. 그는 스님을 만나 상부의 지시에 따라 스님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예의를 갖추지 못한 점을 뒤늦었지만 사죄드린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스님은 개인적인 원한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내 충분히 이해하니 너무 미안해 하지 말라고 용서했다.

 

과거 중세시대도 아니고 대명천지에 발생한 1027법난은 불교계는 물론이고 우리 한국사회에 큰 충격을 준 대사건임은 분명하다. 그 때문에 피해를 입은 스님과 불자들도 있고, 신행 공간인 사찰도 군홧발에 짓밟혔다. 진상을 규명하고 명예를 회복하는 일은 중차대하다. 그렇다고 과거에만 얽매여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가해자나 가해세력에 대한 원망과 증오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스님을 조사한 퇴직경찰의 진정성 있는 사죄와 이를 넉넉한 마음으로 용서한 스님의 일화처럼 1027법난이 대승적으로 회향되길 간절하게 바란다.

 

혜성 스님은 그들이 나와 종단, 그리고 불교를 괴롭힌 가해자가 맞지만, 시대적 상황이나 역사적 현실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들도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이기에 나는 용서하겠다고 말했다. 나 또한 그렇다. 1027법난이 아픈 역사인 것만은 분명하고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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