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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10·27법난 문예공모전

2018.06.15(금) - 2018.09.07(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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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장려] 그날의 아픔이 치유되는 날 - 이창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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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12-08 11:52 조회1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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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아픔이 치유되는 날

이창헌

 

1980년 10월 27일 새벽녘이었다.

전국 산사엔 도량석을 알리는 해맑은 목탁소리 대신 무서운 군홧발 소리가 경내를 뒤덮었고, 쇠와 쇠가 부딪히는 무서운 굉음은 새벽의 고요함을 순식간에 두려움으로 바꿔 놓아버렸다.

총과 검으로 정권을 찬탈한 제5공화국 신군부가 이젠 신성한 종교적 성지마저 무참히 짓밟으려 한 것이다. 그들에겐 종교의 신성함과 존귀함 따윈 안중에도 없었다. 이날은 한국불교 역사상 가장 큰 오점을 남긴 날로 기억돼지고 만다.

‘불교계 정화’이것이 당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가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단을 앞세워 수많은 스님들과 불교계 인사들을 강제 연행한 표면적 이유였다. 그 미명하에 전국의 사찰들은 강압적 수색을 당했고, 신성한 부처님 전은 흙 묻은 군홧발로 더럽혀지고 말았다. 과연, 무엇을 위한 또 누구를 위한 정화란 말인가?

TV를 통해 종종 10·27법난 관련 다큐를 접할 때면 불자로서 한없는 비통함을 느끼곤 했다. 정말 저런 일들이 우리 땅에서 그것도 대한민국 정부의 지시 하에 자행돼졌단 말인가. 솔직히 불자인 본인을 비롯해 대다수의 우리 국민들은 10·27법난의 진상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다. 어쩌면 이것이 더욱더 가슴 아프고 심각한 문제일지 모른다.

세상이 아무리 썩었다고 해도‘언론, 교육, 종교’세 분야만큼은 결코 오염되어선 안 된다. 왜냐면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다시금 새 살이 돋도록 정화작용을 시켜주는 핵심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당시 군부가 사찰의 존엄성을 무력으로 짓밟고 유린할 때 언론은 오히려 펜대를 휘두르며 한국불교계를 조롱했었다. 교육계는 그저 침묵만을 미덕으로 삼고 있었으니 어찌 제대로 된 국가와 사회였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더럽혀진 세상을 정화시켜 줄 마지막 정신적 보루는 늘 종교계의 몫이었다. 그런 종교가 오히려 정화의 대상으로 몰려 갖은 탄압과 멸시를 받은 게다. 그것도 제대로 된 이유나 사유도 없이 말이다. 무력으로 정권을 찬탈한 세력들에게 쉬이 동조하지 않았단 것이 구지 이유라면 이유랄까!

10·27법난 관련 다큐에서 접한 어느 스님의 얘기가 자꾸만 눈물을 짓게 만든다. 당시 새벽에 불현듯 들이닥친 신군부의 군홧발에 차이고 이후 갖은 고문의 후유증으로 인해 허리 건강을 잃고만 사연이었다. 그로 인해 결국 환속까지 하게 되신 그분의 얘기 앞에서 순간 숙연해져 옴마저 느꼈다.

실제로 이 당시 신군부의 겁박과 진실 왜곡으로 인해, 한국불교계는 대표적인 사회악 단체로 낙인찍히고 만다. 이 때문에 개종자가 연이어 늘어갔고, 사회적 조롱에 견디다 못한 스님들이 대거 환속하는 사태마저 벌어졌다. 이처럼, 10·27법난은 한국불교계에 있어 엄청난 수난적 사건이었다. 어찌 보면, 조선시대보다도 더한 억불정책이 20세기에 들어와 재현된 셈인 것이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당시 언론은 이 모든 잘못된 사실을 방기했다. 아니 방기 차원을 넘어 이 사회의 정신적 근간을 다져온 승가를 폭력과 사기 그리고 더 나아가 간첩집단의 소굴로 매도해 버리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신군부의 하수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결국 이 모든 혐의점들은 조작과 날조에 의한 것들임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지만, 이때 언론은 또 한 번 얼굴을 바꾸고는 정정 관련 기사 한 줄 내보내지 않았다.

오늘날까지도 당시 신군부가 왜 이런 사건을 일으킨 것인지조차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않다. 어쩌면 신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탓에 그 정당성의 미약함을 감추고자 저지른 철없는 짓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철없는 짓에 대한 피해의 대가는 너무도 막심했고, 오늘날까지 그에 대한 치유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인 2007년에 와서야 10·27법난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 마침내‘국가권략남용사건’으로 규정돼지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직 갈 길이 멀었음을 쉬이 알 수 있다. 그와 더불어 2008년 3월‘10·27법난 피해자의 명예회복 등에 관한 법률’엔 현실적 보상규정마저 빠져 있다. 예초 법률이 만들어질 때부터 피해 당사자인 불교계의 의견이 철저히 무시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빈껍데기뿐인 법률제정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진정 누구를 위한 법률제정이며 또 누구를 보호할 목적의 법이란 말인가! 당시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쓴 채 승단을 떠나야만 했던 수많은 스님들의 상처 난 가슴과 더럽혀진 명예는 과연 누구로부터 보상받아야한단 말인가.

 

‘온갖 형상을 그릴 때에 좋고 추한 것이 화공을 따르듯이 착하고 착하지 못한 업의 인연은 모두가 마음으로 말미암아 때 맞춰 이뤄지리라.’

 

『제법집요경』에 나오는 말이다.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하고 거짓말로써 진실을 덮으려고만 드는지……. 당시 책임자들과 오늘날의 정책 담당자들이 스스로를 되돌아본다면, 분명 사과해야할 점들이 보일 텐데도 이를 감추고 숨기려고만 드는 듯하다. 그러다보면, 결국엔 더 큰 업의 과보를 때에 이르러 받을진대 어찌 어리석은 무명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는 법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상세한 피해조사와 더불어 참된 명예회복의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만 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본인은 감히 물어보려 한다. 과연, 정부는 10·27법난 피해 당사자들에게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할 의양이 있는지를.

모든 문제해결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이뤄져야 하기에. 아울러 맘속 진정성이 전제된 사과만이 참 사죄로 이어지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10·27법난은 그 자체로서 한국불교계와 승가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무도한 만행이었다. 그런 고로, 스님 개개인을 넘어 한국불교계 전체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상은 반드시 뒤따라야만 한다. 이는 단순한 물질적 보상만을 의미함이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 전체의 진실과 정의 그리고 올바른 가치관을 새롭게 세우는 차원에서 다뤄져야할 문제인 것이다. 몇 년 전 본인이 다니는 사찰에 거하고 계셨던 노스님 한 분께 다음과 같이 여쭤본 적이 있었다.

“스님, 요즘 들어 법난에 대한 얘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10·27법난이 진정 무엇이고, 또 어떻게 해결돼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한참동안 말씀이 없으시던 스님께선 찬찬히 본인을 바라보시더니 그저 엷은 미소만을 지어보이셨다. 그 순간 난 알았다.

참으로 승가에선 입에 담기조차 민망하고 불편한 진실이란 사실을 더불어 진정 마음을 비워냄으로써 해결되어질 수 있는 문제라는 걸 은연중 전하신 미소란 것을 말이다. 그처럼, 우리네 스님들은 마음을 한없이 비워냄으로써 깊은 상처마저 털어내시려 애쓰신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과보의 인연이 도래하고 있는 듯하다.

밝혀져야 할 것은 반드시 밝혀지게 돼있고, 지은 업은 반드시 그 보를 받게 돼있다. 본인은‘향진(香眞)’이란 불명을 받았다. 세상에 참된 진리의 향기를 전하란 뜻으로 알고 있다. 이에, 이제 본인부터 침묵하고 있지만은 않으련다. 당시 10·27법난의 진상과 상처를 용기 있게 대면하고, 그로 인한 아픔들을 간직하고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대신해 세상에 관련 얘기들을 적극적으로 알리려 한다. 이것이 이번 공모전에 참가한 진짜 이유이기에 말이다.

이 글을 쓰기 전 부처님 전에 올린 나만의 기도가 있었다.

‘부처님! 부족한 제 글이 당시 아픔을 겪었던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고, 나아가 세상에 진실의 향기를 전하는 밑거름이 되게 하여 주소서.’

노스님이 보여주셨던 그 잔잔한 미소 속엔 참으로 많은 얘기들이 담겨져 있는 듯했다. 그 이야기들을 세상에 온전히 풀어내고, 당시의 진실을 밝혀내는 그 모든 일들을 이젠 우리 불자들이 앞장서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불교는 어쩌면 종교이기 이전에 삶의 가르침이자 세상의 이치를 밝히는 등불과도 같은 존재인지 모른다. 하나의 등불은 여리고 약하지만 수많은 등촉에 하나둘씩 불이 밝혀지면 이는 곧 세상 전체를 밝혀 줄 큰 힘이 되는 것이다. 그 밝음 속에서 상처 받은 수많은 이들의 맘까지 온전히 밝아지고 치유돼지지 않을까.

 

‘깨끗한 마음을 가지면 지혜가 생길 것이요, 마음에 지혜가 생기면 곧 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불반니원경』에서의 말처럼, 우리 모두가 가슴속에 등불을 환히 밝히는 청정심을 자꾸만 내다보면, 아픈 진실과 마주할 용기와 이를 세상에 당당히 드러낼 담대함마저 얻게 되리라 본다. 이는 결국, 환한 지혜의 빛으로 변해져 다시금 우리들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인 또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라 믿고 있다.

혹여 지나간 정권 하에서 벌어진 일이란 구차한 핑계로 일관하며 마냥 손을 놓고자 한다면, 이는 現정부가 또 한 번 역사와 해당 피해자들 앞에 씻지 못할 대죄를 짓는 일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역사의 연장선상에서 벌어진 일인 만큼 現정부 또한 무한한 책임의식을 갖고서 10·27법난 진상규명과 보상대책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랄뿐이다. 아울러, 이 땅에서 두 번 다시 이런 참담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해 본다.

나는 감히 상상해 보는 바이다.

진정 그날의 아픔이 치유되는 날, 욕계와 색계 그리고 무색계 28천의 하늘세상 사람들 모두 기쁨의 노래를 부르게 되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또한, 바로 그날이 우리 한국불교계가 다시금 태어나는 새날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이 세상 모든 만물을 사랑하고 용서하며 보듬으라고 이르신 부처님의 참 말씀이 이 땅 위에서 실현되는 기념비적인 날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 험난한 질곡의 시간들 속에서도 한국불교의 명맥을 굳건히 지켜내 오신 수많은 불교계 인사와 선지식들께 이 자리를 빌려 불자의 한 사람으로서 머리 숙여 감사의 맘을 전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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